일목마당

존경하는 학교장님, 교직원, 훈육관, 친애하는 사관생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동기생 및 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 14기 동기생들의 졸업 및 임관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모교 강당에서 이와 같이 훌륭한 식전을 베풀어 축하해 주신데 대하여 교장님과 학교 교직원 여러분께, 그리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우리들의 40주년 행사를 자축하기에 앞서, 우선 전사·순직등으로 먼저 고인이 되신 14위의 동기들께 동기생을 대표하여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또한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현재 병고에 시달리면서 외로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동기생들께도 한없는 격려와 함께 조속한 쾌유를 빌고, 또한 국외에 있는 12명의 동기생들에게도 하는 일이 잘되고 항상 건승하기를 기원드립니다.

사랑하는 후배 사관생도 여러분.

패기만만한 여러분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불현듯 40여년전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련히 떠올라 깊은 감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저 바깥 연병장에 잔디를 심고 주변에 소나무를 옮겨 심어 물을 주며 가꾼 것이 어느덧 자라나 훌륭한 경관을 이루고 있음을 볼 때, 어느새 세월이 그렇게도 흘렀는가 싶어 영어 격언인 " Time and tide wait for no man."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참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회고하건데, 우리 14기 동기생들은 6·25 휴전협정이 조인된 직후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군사력 재건의 시대적 사명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수천명의 지원자 중 249명이 선발되어, 육군사관학교가 진해로부터 이곳 화랑대로 이전 한 후 첫 입교생이었으며, 최초로 화랑대에서 4년간의 생도 생활을 시작하여 그중 179명이 바로 이 화랑연병장에서 졸업과 임관의 영예를 가졌습니다.

우리 249명의 동기들은 지·인·용의 교훈 하에 비록 열악한 콘셋트 내무반에서의 힘든 생활이었지만, 훌륭하신 은사님과 훈윤관님들에 의해 몸과 마음을 단련받았기에 임관한 동기들은 국가안보와 군 발전에 최선을 다하였고, 일찍이 사회에 진출한 동기들은 각 분야에서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던 바 정계의 핵심역할을 한 국회의원 및 국무위원은 물론 육군의 최고 사령관인 육군 참모총장을 위시하여 40여 명의 장군을 배출했고, 현재 각 대학에서 활약중인 10여명의 박사 및 교수 그리고 다수의 전문 경영인 등 우수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였음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고명하신 은사님들과 훈윤관님들의 훌륭한 지도편달의 은덕이며, 우리들은 이를 항상 감사드리고 또한 영원히 기억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국가안보를 염려하고 후배 여러분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친애한는 생도 여러분.

모든 전쟁은 최종적으로 지상에서 결판이 나며 부대의 성패는 지휘관에게 달려 있습니다.

훌륭한 사관은 일조 일석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국토방위의 소임을 다하기 위한 투철한 정신과 일당백의 과학전, 심리전에 대비한 꾸준한 자기개발과 심신의 단련으로 이루어짐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믿음직스런 후배 생도 여러분 앞에서, 우리들은 이후 모교발전을 위한 성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동참 또는 기타의 모임들을 통하여 우수한 인재들이 모교를 선호하도록 홍보하는 데에도 앞장설 것임을 다짐해 둡니다.

사랑하는 우리 동기생 여러분.

오늘의 자축행사는 어려운 국가 경제상황에 부응하여 조촐하게 계획하였습니다만, 임관 50주년 행사는 더 성대한 행사가 되고 우리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그때까지 부디 건강하시기를 간곡히 기원 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고향집에 모인 친구와 같은 기분이며, 오늘 이 좋은 기념행사를 계기로 더욱 우정이 돈독해 질 것을 다짐합니다.

끝으로 우리들의 요람이요 마음의 고향인 육군사관학교의 영원한 발전과 여러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항상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우리 동기생의 노래 1절을 마지막으로 상기해 보고자 합니다.

"불암산 억센 바위 정기를타고

한가람 맑은 흐름 끊임 없도록

강인한 4291년 횃불을 들고

내나라 통일완수 선봉되리니

장하고 자라흡다 우리 기상"

여러분 감사합니다.

<편집자 주 : 이 글은 1998년 6월 13일 모교에서 있었던 우리 육사 14기 졸업 및 입관 40주년 기념식에서의 식사 전문임>